TV에서 당뇨발에 관해 봤는데, 당뇨는 정말 무서운 병이구나 경각심이 생겼습니다. 운동이 당뇨병 완화에 도움이 될 것 같은데, 출연자들을 보니 혹시라도 발에 상처가 생길까 봐 모든 움직임에 조심스러운 것 같았어요.
"발이 저리고 감각이 둔한데, 이런 상태로 걷거나 운동해도 괜찮을까요?" 당뇨병성 신경병증이 있는 분들이 가장 많이 하는 고민입니다. 예전에는 신경병증이 있으면 발에 상처가 생길까 봐 체중을 싣는 운동 자체를 피하라고 권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하지만 최근 연구들은 이런 통념과는 조금 다른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오늘은 신경병증이 있어도 안전하게 할 수 있는 운동법을 정리해봤습니다.
"체중 싣는 운동은 무조건 피해야 한다"는 오해
2012년 발표된 무작위 대조 연구에서는 당뇨병성 말초신경병증(DPN)이 있는 환자 29명을 체중 부하 운동(서서 걷기 등) 그룹과 비체중 부하 운동(앉거나 누워서 하는 운동) 그룹으로 나눠 12주간 비교했습니다.
두 그룹 모두 피부 손상이나 궤양이 늘어나지 않았고, 체중 부하 운동 그룹은 하루 걸음 수와 보행 능력이 더 크게 향상됐습니다. 오히려 활동량이 많은 사람일수록 피부 손상 위험이 낮다는 기존 연구 결과도 함께 언급됐습니다.
즉 "신경병증이 있으니 무조건 앉아서만 운동해야 한다"는 것은 최신 근거와는 다소 거리가 있는 이야기입니다. 다만 이건 어디까지나 현재 발에 상처나 궤양이 없는 상태를 전제로 한 결과이므로, 이미 발에 상처가 있거나 궤양 병력이 있다면 반드시 담당 의료진의 개별 지침을 따라야 합니다.
그래도 앉아서 할 수 있는 운동부터 시작하고 싶다면
서고 걷는 운동이 안전하다는 근거가 있다 해도, 처음부터 균형 감각에 부담을 주는 것이 걱정된다면 발목·발 운동부터 시작하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실제로 당뇨병성 신경병증 환자 20명을 대상으로 한 8주간의 가정용 발-발목 운동 프로그램 연구에서는, 참여자들의 신경병증 증상과 발목 가동 범위가 개선됐고 안전성 면에서도 만족도가 높게 나타났습니다.
- ① 발목 돌리기: 의자에 앉아 한쪽 발을 살짝 들고, 발목을 시계 방향과 반시계 방향으로 각각 10회씩 천천히 돌립니다.
- ② 발가락 오므렸다 펴기: 바닥에 발을 대고 앉은 채, 발가락을 힘껏 오므렸다가 활짝 펴기를 반복합니다. 발바닥 감각 자극에 도움이 됩니다.
- ③ 수건 끌어당기기: 바닥에 수건을 펴고 발가락으로 수건을 몸쪽으로 끌어당깁니다. 발과 발목의 작은 근육을 고르게 씁니다.
- ④ 앉아서 다리 들어 올리기: 의자에 앉아 한쪽 다리를 무릎이 펴질 때까지 천천히 들어 올렸다 내립니다. 허벅지 근육을 자극하면서도 발에는 체중이 실리지 않습니다.
- ⑤ 벽 짚고 종아리 늘리기: 벽을 짚고 서서 한쪽 다리를 뒤로 뻗어 종아리를 늘려줍니다. 서 있는 게 익숙해지면 시도해볼 만한 동작입니다.
각 동작은 10회씩 2~3세트 정도로 시작하고, 몸이 적응하는 정도에 따라 서서히 걷기 같은 체중 부하 운동을 섞어가는 방식을 추천합니다.
신경병증 환자에게 운동보다 더 중요한 것: 발 점검
감각이 둔해진 상태에서는 상처가 나도 통증을 못 느끼기 때문에, 운동 자체보다도 운동 전후 발 상태를 눈으로 직접 확인하는 습관이 더 중요합니다. 운동 전에는 신발 안에 이물질이 없는지, 양말이 접히지 않았는지 확인하고, 운동 후에는 발바닥과 발가락 사이사이에 물집이나 빨갛게 눌린 자국, 상처가 없는지 거울이나 손으로 꼼꼼히 살펴보는 것이 좋습니다.
주의해야 할 점
현재 발에 상처, 궤양, 감염이 있는 경우는 이 글에서 소개한 체중 부하 운동을 그대로 적용할 수 없습니다. 반드시 담당 의료진과 상의 후 운동 방법을 정해야 합니다.
쿠션감이 좋고 발에 꼭 맞는 신발과, 이음새가 없는 면양말을 착용하는 것이 상처 예방에 도움이 됩니다.
균형 감각이 떨어져 있다면 처음에는 벽이나 안정적인 가구를 짚고 시작하고, 어지럼증이나 저혈당 증상이 나타나면 즉시 운동을 멈추고 휴식을 취해야 합니다.
마무리
손발 저림이 있다고 해서 운동을 아예 포기할 필요는 없습니다. 앉아서 할 수 있는 발·발목 운동부터 천천히 시작해서, 몸이 적응하는 대로 걷기 같은 체중 부하 운동으로 넓혀가시길 권해드립니다. 다만 무엇보다 운동 전후 발 상태를 꾸준히 확인하는 습관이 가장 중요하다는 점을 기억해주세요.
참고자료
- Mueller, M.J. et al. Weight-bearing versus nonweight-bearing exercise for persons with diabetes and peripheral neuropathy: a randomized controlled trial. Archives of Physical Medicine and Rehabilitation (2013).
- 위 연구 전문 (PMC)
- Feasibility of a home-based foot-ankle exercise programme for musculoskeletal dysfunctions in people with diabetes: randomised controlled FOotCAre (FOCA) Trial I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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